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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나쁜 사람은 없다.

라디오는 내친구 | 2019.03.15 10:12 | 조회 137

 

 

시인 원재훈은 등단 20년이 넘어 소설가로 재등단하며 문단의 주목을 끄는 장편소설을 잇달아 발표해왔다. 그의 소설은 잘 벼려진 문장과 서사적 구조에 시인다운 시적 함축성이 돋보인다. 그런 그가 이번에 들고 온 작품은 손바닥소설이다. 장르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작가만의 새로운 문학세계가 흥미롭다.


현대를 사는 우리는 고독하다. 낙오자가 되지 않기 위해 사투하다 보니 온통 상처투성이다. 외로워 누군가를 가까이하다 보면 거기에 ‘고양이 상처’(213-220쪽)마저 덧붙여진다. 정신적 공허에서 헤어날 수 없고 소설 한 권 읽을 시간조차 내기 어렵다. 원재훈의 손바닥소설은 이들 상처받은 사람들을 감싸 안는다. 그의 전작 장편 《망치》가 아버지를 위한 레퀴엠이고, 《연애 감정》이 1980년대 청춘들에게 바치는 오마주였다면, 《세상에 나쁜 사람은 없다》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를 위무하는 작품이다.


작가는 가끔 손바닥에 글자들을 쓰곤 한다고 술회한다. 위안, 사랑, 용기 같은 글자들이다. 어려서부터 습관이 된 이 버릇에서 그의 작품은 태동하였다. 이제 그는 자신의 손바닥에서 벗어나 사람들의 손바닥에 무엇인가를 쓰려고 한다. 폭력적인 손바닥엔 친절과 겸손을, 핵폭탄의 손바닥엔 사랑과 평화를…. 절망을 안고 사는 사람들에게 ‘다리와 길’이 되고 싶은 게 이 소설집의 집필동기다. 책 속의 작품들은 이내 길이의 한계를 떨쳐버리고 인생에 대한 깊은 통찰과 긴 여운을 선물한다. 표제작 〈세상에 나쁜 사람은 없다〉는 사람과 반려동물의 위치를 바꾸어 세상을 들여다보는 풍자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2부에 실린 작품은 작가가 마법사가 되어 사람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이야기들이다. ‘삶의 손바닥’에 쓰인 이야기들이 따뜻하고 큰 울림으로 다가오는 이유다.


작가는 ‘소설이란 때가 되면 비로소 조금 쓸 수 있는 작고 소박한 이야기’라고 재정의한다. 손바닥소설(掌篇小說)을 장르적으로 궤도에 올린 작가는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일본의 가와바타 야스나리였다. 상실과 절망의 시대를 사는 이 땅의 독자들에게는 문학에서도 상처를 어루만져주는 따뜻한 손길이 필요하다. 이 책이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면서 우리 손바닥소설 문학의 새 영역을 열어갈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저자 원재훈은 시인이자 소설가. 1988년 가을 《세계의 문학》에 시 〈공룡시대〉, 2012년 여름 《작가세계》에 중편소설 〈망치〉로 등단해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시집 《낙타의 사랑》 《그리운 102》 《사랑은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라 하네》 《딸기》, 소설 《만남》 《모닝커피》 《바다와 커피》 《미트라》 《망치》 《연애감정》 《드라큘라맨》, 산문집 《나무들은 그리움의 간격으로 서 있다》 《꿈길까지도 함께 가는 가족》 《내 인생의 밥상》 《소주 한잔》 《어쩌면 마지막일 수도 있는 여행》 《네가 헛되이 보내는 오늘은 어제 죽은 이가 그토록 그리던 내일이다》 《착한 책》 《나는 글 쓰고 책 읽는 동안만 행복했다》 《고독의 힘》 《상처받을지라도 패배하지 않기 위하여》 《Restart! 다시 쓰는 글쓰기》 《사진보다 낫잖아》 외에 동화, 번역서 등을 펴냈다. 현재 파주 여치길에 살면서 창작 활동과 방송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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